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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이야기

정명희 : 차와 효소 조회 수 1711 추천 수 0 2009.03.12 18:41:35

집이 거의 마무리되어 갈 때였다.

화개의 지인중 한 분이 흙이 없어 텃밭을 가꾸지 못한다고 했다.

화개는 농토가 없으니 흙이 귀하긴 귀했다.

그래도 그렇지 흙이 없어 텃밭을 일구지 못하다니 당시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쨌든 우리땅의 텃밭 흙을 좀 퍼가도 되겠냐고 했다.

당연히 대수롭지 않게 그러라고했다.

텃밭의 흙을 몇 트럭 퍼가고 있는데 우리 땅의 옛주인이 올라와서 노발대발했다.

그 흙을 몽땅 퍼가면 이집은 텃밭을 어떻게 가꾸냐고.

그러고보니 그게 이 넓은 땅의 유일한 텃밭이었다.

나머지는 배밭과 녹차밭이었다.

그제야 나도 유기질이 풍부한 유일한 텃밭이 이미

사라진 걸 알았다.

좋은 흙을 다 퍼내고나니 그 밑은 황토진흙 바닥이었다.

게다가 물빠짐이 좋지 않아 질척거려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

다시 좋은 텃밭이 되려면 없어진만큼의 흙이 필요했다.

그때부터 흙이 필요했던 그 분처럼 나도 흙이 필요해졌다.

그러나 흙을 구하기가 싶지 않았다.

일 년 동안 그곳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땅이되어 버려진 채 있었다.

그 땅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쓸모가 없어졌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하지만 정말 쓸모없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다만 쓸모를 찾지 못할 뿐.

그래서 탄생하게 된 연못이다.

나는 이 연못을 몹시 사랑한다.

8자 연못이다. 땅의 지형을 그대로 살리다보니 이런 모양이 되었다. 

폴짝폴짝 이 징검다리를 건널 때마다 아직도 마음이 설랜다.
 

계곡물을 끌어오는데 물 상태가 썩 양호하지 못한 것 같다.질소 성분이 많아 저렇게 물위에 뭔가가 둥둥 뜬다.  

흘러들어오는 물줄기 끝에 대나무를 세우려 했지만 아직 못하고 있다. 호스가 보기 싫긴 하지만 돌에 핀 이끼는 곱고 예쁘기만 하다.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참개구리들이 연못을 흙탕물로 만들며 몇날며칠 울어대더니 수많은 알을 낳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새 연못엔 저런 올챙이가 떼를 이루어 살고 있다.곳곳에 다슬기도 많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개구리알도 있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개구리알도 있다.

총명탕 재료중 하나인 석창포다.왕성한 생명력으로 겨울에도 초록의 잎으로 버텼다. 
단오날 머리감을 때 쓰는 창포가 아니라 꽃창포의 새순이다.꽃의 색깔과 모양이 모두 붓꽃과 비슷하다.내가 좋아하는 꽃 중에 하나다.
골풀이다. 윗부분을 베줘야하는데 아직도 못하고 있는데 어느새 밑에서는 초록 줄기가 새로 올라오고 있다.

연못가에 심어진 상사화가 잎을 내밀었다.뜨거운 여름, 잎이 지고 나면 꽃이 필 것이다.


한 구석 쓸모없었던 땅이 이렇게 묻 생명을 품는 연못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니 내가 어찌 이 땅을 사랑하지 않겠나.


댓글 '3'

정명희

2009.03.12 18:43:13
*.75.1.238

우리 아들한테 배워서 겨우 했는데 다른 블로그보다 사용이 어려운 것 같아요.

희망가게

2009.03.13 12:03:59
*.94.15.28

정명희 샘~ 하트모양 연못이 참 예쁘네요. 하동 꽃소식은 언제 올려주시나~ 기대하고 있었어요. 뭐, 잘 하시네요. 저희 블로그 툴이 좀 생소하긴 해도,꽤 괜찮은 녀석이에요. 자주 만나서 이뻐해주세요.^^ 블로그에 대한 책이 저희 사무실로 배달될 예정이에요. 나중에 생산자분들께 배포를 할 예정이니 책이 나오면 열공~^^모드로~

털칼

2009.06.27 18:47:34
*.162.180.62

정명희님 안녕하세요. 진보신당게시판에서 귀농한 사연을 보았습니다. 지금 매실 농사가 한창일텐데, 일손이 부족하지 않나요. 지내는 거처만 마련해주신다면 일손을 도우고 싶습니다. 참고로 나는 시인이어서 농촌의 생활을 체험하고 싶어서입니다. 가능하다면 귀농도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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