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희망가게 생산자들의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구례군 문척면 오산 꼭대기 사성암 가는 벚꽃길. 4월 봄 살랑 바람이 불면 벚꽃은 때늦은 눈송이를 흩날린다. 그 모습이 참 볼만한 예쁜 길. 그 길가에 지리산풀벌레 농장이 있다.
지리산풀벌레. 농장 이름만 보면 무슨 농사를 짓는지 아리송하다. 실은 아주 쉽다. 민족의 영산이라 지리산은 넣어야 사람들이 알아줄 것 같고……. 다음은 풀벌레. 풀벌레는 보통 찌르르 찌르르 풀잎을 무대삼아 노래하는 곤충을 말할 터. 아하! 곤충농장이로구나.
섬진강변 사성암 가는 길 벚꽃길옆 지리산풀벌레 농장의 노지사육장.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고, 지금은 그 밑에서 애벌레들이 꿈틀댄다.맞다. 지리산풀벌레는 곤충농장이다. 근데 풀벌레가 품은 뜻은 조금 다르다. 보통 풀벌레는 풀밭에 사는 벌레를 뜻하리라. 지리산풀벌레의 '풀벌레'는 풀(야생화를 비롯한 식물)과 벌레(딱정벌레류)가 독립적으로 결합되었다. 지리산풀벌레는 곤충사육을 주로 하고, 야생화를 접목시킨 농장이다. 쬐끔 더 정확히 말하면 곤충애벌레와 야생화를 결합시킨 '곤충애벌레 자연생태화분'을 만드는 곳이다.
구례에는 곤충을 사육하는 농가가 20여 곳 정도 된다. 주로 장수풍뎅이를 사육하고, 꽃무지풍뎅이를 비롯해 사슴벌레류를 기른다. 2006년 구례군의 지원으로 곤충농가가 육성되고 있다.
구례에는 또 야생화를 재배하는 곳이 많다. 지리적 특성상 지리산에 자생하는 야생화가 많기도 하고, 이를 특화시켜 압화나 야생화공원 조성에 힘쓴 자치단체의 노력도 한몫 했으리라. 곤충도 그렇고 야생화도 그렇고 농가는 취미가 아닌 생업으로 사육과 재배를 한다. 곧 팔고 팔려야 의미가 있는 셈. 곤충과 야생화 모두 자연의 일부에서 산업자원과 자연자원으로 탈바꿈했다.
따로 나뉜 곤충과 야생화를 하나로 묶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정말 우연이었다. 곤충을 사육하면서 곤충이 사육되고 상품화되어 시장에 유통되는 모습과 구조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처음엔 곤충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풍뎅이 종류만도 수십 가지. 사슴벌레도 수십 가지. 하나 둘씩 알아가고, 각양각색인 그 사육방법도 터득해갔다.
그러다 대표적인 애완곤충 장수풍뎅이의 습성을 지켜보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녀석들은 적당한 습도와 온도, 그리고 음지를 좋아한다. 다른 딱정벌레류도 그렇지만 이 녀석들은 주로 밤에 활동한다. 어둠 속에 빛나는 불빛을 향해 몰려들지언정, 강렬한 태양의 빛은 거부한 채 모두 숨어버린다. 특히 날 수 없는 애벌레들은 밤이건 낮이건 톱밥이나 참나무 썩은 둥치 속을 파고들어 성충이 될 날을 기다린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왕성한 먹이활동과 타고난 힘 때문에 초보브리더(breeder : 곤충을 비롯한 동물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에게 인기가 높다.
참나무폐목 껍질을 벗겨보면 애벌레들이 좁은 틈새에 콕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어둠을 좋아하는 녀석들의 습성이 그것. 균사병이나 직사각형의 사육통에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넣고 사육하면 대부분 녀석들은 톱밥 깊숙이 몸을 숨겨버린다. 녀석들이 어떻게 먹고 어떻게 자라나 보고 싶은데 그 호기심에 호응하는 빈도가 낮다. 참을성이 있는 어른들은 괜찮은 편이다. 어느 날 운 좋게 녀석들이 똥을 누러 톱밥 위로 올라오거나 사육통 표면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횡재한 느낌이 든다.
딱정벌레류는 애벌레의 크기가 곧 성충의 크기다. 변태 후 성충이 되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전문 브리더들은 애벌레의 크기를 최대화하기 위해 균사병사육을 선호하기도 한다.아이들은 어떨까. 참을성이 부족하다기 보다 오히려 호기심이 넘쳐 문제다. 아이들은 매일 매일 사육통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애벌레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보려 한다. 근데 녀석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보고 싶은 마음에 사육통을 파헤치고 애벌레를 찾게 된다. 손으로 만지는 횟수가 늘고, 때론 변태중인 애벌레의 번데기방을 부숴 애벌레를 죽게 만들기도 한다. 애벌레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손으로 자주 만지면 환경적 악영향으로 애벌레의 생명은 단축된다. 곤충 애벌레나 성충 사육을 하고 싶은데 주저하는 어린이들을 자주 본다. 그 까닭을 물으면 사육하다 잘 죽였기 때문이었다.
파헤치거나 만지지 않고도 애벌레들을 관찰하고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 고민에서 곤충애벌레 자연생태화분은 탄생했다. 일정한 공간에서 애벌레들이 1령에서 2령, 2령에서 3령으로 자라고, 다 자라 전용애벌레가 되어 번데기방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성충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음. 나름 환상적이다.
애벌레들은 일정한 사육공간 중 주로 아래쪽에서 생활한다. 그러다 똥이 마려우면 위쪽으로 올라와 볼 일을 본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 애벌레 사육공간은 위쪽의 똥과 아래쪽의 톱밥으로 층이 나뉘는 걸 볼 수 있다. 똥층이 두꺼워지면 톱밥을 갈아줘야 한다. 근데 이 똥을 어쩌지? 그냥 버려야 하나?
애벌레가 톱밥을 먹고 눈 똥은 완전발효 천연퇴비다. 애벌레 똥을 자연스레 식물에 줄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이 여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바깥쪽은 애벌레가 살아가는 모양을 보고, 안쪽에는 애벌레 똥을 먹고 자라는 야생화를 머리에 떠올렸다.
곤충애벌레 자연생태화분의 초기 결합 모습. 애벌레가 생활하는 외부공간에 톱밥이 채워지고 내부에 화분이 있다. 애벌레들이 톱밥 속으로 다이빙 중이다.위쪽에 있는 녀석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 위쪽이 박태환, 아래가 펠프스.애벌레들이 톱밥 속으로 거의 다 들어갔다.덮개를 덮고 스티커를 부착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힘이 보통 센 게 아니다. 스티커는 애벌레들이 머리로 덮개를 들치고 탈출하는 걸 막는 역할도 한다.애벌레들이 화분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마지막으로 화분 중앙에 흙을 채우고 식물(삼색조팝)을 심어 완성한 모습이다. 이렇게 곤충과 야생화의 동거는 시작되었다.유치원 및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과학학습에 보조교구로 개발한 관찰학습기록장.

관찰학습기록장의 내용 중 일부.

<판매물품>

* 곤충애벌레 자연생태화분(20,000원/택배비 별도)
- 구성 : 화분, 애벌레(2마리), 발효톱밥, 야생화, 관찰학습기록장

* 곤충성충용 사육세트(택배비 별도)
- 왕대형(4~8마리 사육) : 40,000원
- 특대형(2~4마리 사육) : 20,000원
- 대형(1~2마리 사육)    : 10,000원
- 구성 : 사육상자, 놀이목, 먹이구, 발효톱밥, 곤충전용젤리


* 연락처 : 061-783-3579, 016-615-3359(이대범)
* 다음(Daum) 블로그 : 지리산풀벌레

댓글 '4'

최은경

2008.10.23 17:31:25
*.130.77.213

참, 멋지군요!
근데, 사장님 표정이 넘 딱딱해~웃으세용^^
야생화 종류도 추가해 주세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시즌 별로 가능한 꽃 종류로요.

어떤 꽃을 보내주세요~신청하면 좋을 것같아요.

김순옥

2008.12.20 18:59:45
*.200.209.155

소개글이 너무나 위트가 넘치네요!!!

재미있어요 우연히 들렸다가 사고 싶은 마음이 쏙쏙 든다고 할까요 ㅋㅋㅋㅋ

잘 보고 가요 !

허윤자

2009.01.17 18:56:00
*.193.50.80

애들한테 사이트 사진 보여줬더니 갖고 싶다고 야단입니다. 갖을 수 있다고 하니까 '야호! 야호!'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여자 아이들인데도 정말 좋아하네요. 사내애들은 더 하겠죠? 전 개인적으로 벌레가 징그러워 애들이 좋아한다고 해도 집에서 어떻게 키우나 했는데 예쁜 꽃이 필 화분에서 조용히 열심히 잘 지낼거라고 하니 저도 아이들도 대 만족입니다. 저는 예쁜 꽃을 기다리면서 벌레를 사랑의 눈길로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지낼 수 있는 이 좋은 화분의 존재를 더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은경

2009.03.16 10:12:46
*.238.0.166

애정이 넘치는 답글, 여기서 윤자를 만나네, 좋은 아침이야!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제한 크기 : 2.00MB (허용 확장자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정상길 : 나무공방 과자그릇,사탕통,?? 그냥 잡통..ㅎ imagefile

몇일전에 주문품 마치고 남은 동가리로 작업해 본 애들임다.. 큰넘은 느릅나무로 맹글고 작은넘은 물푸레... 여러개를 맹글면 제법 이쁘장 하것드만요... 봄이 되어야 칠을 올리지 시픈데,,,, ...

정명희 : 차와 효소 고요함, 전투, 몸살, 평화 [3]

맨날 찻잔이나 찻주전자만 담고 있던 연지가 드디어 제 역할을 하게 된 날이다. 건너 마을에서 한 분이 연꽃차를 들고 오셨다. 연꽃차를 마실 때는 여럿이서 마셔야 한다고 이웃을 불러 ...

함양 서하 유기농 쌀 secret [1]

비밀글 입니다.

함양서하에 농사짓는 조성우 김근희 secret

비밀글 입니다.

김순옥 : 알토란 농장 희망의 내일이..... [5]

2008년도 한해를 보내면서 아쉬움이 많지만 그래도 작년도 보다 호박농사가 조금,나아지고 학교 급식도 들어가 조금은 숨을 쉴 수 있게 되어 감사하죠.. 2009년 한해가 더욱 어렵다고 하니 ...

정상길 : 나무공방 은행목(30합) imagefile [10] [1]

전에 한벌 가져간 행님이 팔아 묵엇다고 한벌 더 깍아 주라하데요... 인상을 팍 씀서 방울이 하고 머리목 바꾸는 것만해도 한벌당 육십번인데 어찌케 한벌을 깍는다요?? 그래...

정경아 : 꿀과 생강차 지리산 골짜기에 점을 찍다... image [8]

5년 전 어느 날, 갑자기 하던 일을 그만두고 오래된 배낭 하나만 달랑 든 채 지리산에 있는 실상사 귀농전문학교에 입학을 했다. 거기서 농사기술을 좀 배우고 나면 어딘가 허름한 빈집이...

연습중 secret

비밀글 입니다.

노란콩 : 박하차 세평 텃밭에서 시작했지만 imagefile [15] [1]

지리산에는 아무나 살 수 없는 곳인 줄만 알았다. 큰 산에는 큰 사람들이 살고, 배포도 도량도 작은 나는 시골 어디메 작은 야산 밑에 살아야지 했던 것이 귀농을 꿈꾸던 이십대의 생각이...

지리산 풀벌레 곤충과 야생화를 하나로 - 구례 지리산풀벌레 농장 imagefile [4]

구례군 문척면 오산 꼭대기 사성암 가는 벚꽃길. 4월 봄 살랑 바람이 불면 벚꽃은 때늦은 눈송이를 흩날린다. 그 모습이 참 볼만한 예쁜 길. 그 길가에 지리산풀벌레 농장이 있다. 지리산...

김순옥 : 알토란 농장 김순옥님과 황홍연님의 삶을 담은 호박 이야기 imagefile [12] [2]

다른 농사와 달리 하우스 농사는 매일매일 일정한 시간에 수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명절인 설이나 추석 때도 빨리 차례를 지내고는 하우스에 가서 호박을 따야 한다. 그 때문에 부부가 함...

전성기 : 느타리버섯 여름이 아빠 전성기의 딸 사랑, 버섯 사랑 imagefile [2]

여름이 아빠 전성기는 느타리버섯 농사꾼이다. 농민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이라는 꿈을 가지고 함양농민회를 이끌어 가고 있기도 하다. 그의 버섯재배사는 인월에서 함양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 ...

기만서 : 유기농배 광대 기만서의 좌충우돌 배 농사 엿보기 imagefile [2]

그를 처음 만난 것은 함양 농민회 회장인 전성기씨의 집 앞에서다. 귀농한 농부의 일반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던 내게 그의 모습은 다소 희극적인 모습으로 비춰졌는데 바짝 깎은 머리에 두...

육근남 : 토마토 육근남, 김수길의 토마토 사랑 imagefile [2]

내가 그들의 토마토 농장을 방문했던 날은 실상사 귀농학교 학생들이 토마토 따기 실습을 나왔던 날이었다. 육근남씨와 김수길씨가 각각 실상사 귀농학교 10기와 12기 졸업생이기 도 하지만 ...

성용숙 : 천연염색 색을 만지는 여자, 성용숙 imagefile [4]

월드컵이란 단어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던 2002년에 세상을 등지고 도시를 떠나 훌쩍 지리산 자락으로 스며든 사람이 바로 성용숙이다. 처음엔 실상사 귀농학교를 통해 그저 귀농을 하였지...

심영춘 : 된장과 간장 장독이 있는 풍경 imagefile [5]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에서 만난 심영춘 할머니의 된장과 간장 노랗게 속살을 드러낸 잘 익은 심영춘 할머니의 된장. 막 길어 올린 찬 우물물에 보리밥 말아 먹었으면...... 아무 양념하지...

정명희 : 차와 효소 내가 살고있는 오래된 미래 imagefile [6]

나는 존경이라는 표현을 아무한테나 잘 안 쓴다. 그런 내가 존경한다고 표현한 한 분이 있다. 고 김영수목사님이다. 아마도 세상에는 존경할만한 분이 많을 거다. 그러나 나와 인연이 된 ...

조승현 : 호호농장 농사도 예술처럼 imagefile [15] [3]

그는 귀농이자 귀향을 했다. 고향인 하동 횡천으로 군 제대를 하고부터 20년 넘게 고향을 떠나있다 9년쯤 전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26살 때는 28만원을 들고 유럽에 가서 100일 동안 있다...

성광명 : 칠기시대 음악과 함께, 옻칠공예와 함께 imagefile [1]

그가 이곳 지리산에 들어온 것은 13년쯤 전이다. 지리산 바깥세상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어느 농업회사법인의 특허 상품 서울경기 지역 총판이었다. 특허를 받은 꿀 음료를 주로 팔았...

원목 : 조화선방 하동 악양의 늘보가족 imagefile [10]

이곳 하동 악양에는 열한그루가 한그루처럼 조화롭게 서있는 소나무가 있다. 그걸 하동의 환경단체인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이하 섬지사)에 소개한 사람은 까페 닉네임 원목으로 이름 ...